배터리의 역사와 종류
이성정, 2020년 12월 01일
현대사회에서 자동차는 정말 필수적인 발명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자동차 안에는 없어서는 안 될 배터리(battery)라는 필수 부품이 존재합니다. 배터리에 대하여 사람들은 막연하게 시동을 걸 때 필요한 부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배터리가 시동을 걸기 위한 필수적인 부품이라는 의견은 틀린 의견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배터리의 역할을 시동 거는 부품으로 단정 짓기에는 배터리의 역할은 더 크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휴대용 전자기기는 점점 발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배터리는 일상에 밀접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에 이어 전기자동차와 드론 등의 확산에 따라 배터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지금은 사물인터넷(IoT)에 빗대어 사물배터리(BoT)라는 용어도 생겨났습니다.
이와 같은 배터리 제조의 대부분을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장악하고 있으며, 2020년 초 기준으로 이 3개국의 배터리 제조 시장 점유율은 93.8%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점유율을 국가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이 34.5%로 1위, 중국이 32,9%로 2위, 일본이 26.4%로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세계 1위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업체는 2019년 중국 CATL이었으나, 2020년은 한국의 LG화학이 1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렇게 현대사회가 발전해가면서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부품이 되어버린 배터리에 대해서 제대로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배터리란 무엇인가
배터리(battery)우선 배터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배터리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배터리(battery)란 교류발전기에 의해서 생성된 전기를 저장하고,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등의 전기 시스템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력을 내보내는 장치를 뜻합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화학전지는 두 가지 금속의 이온화도 차이에서 오는 전위차를 이용합니다. 이온의 양이 많을수록 흘려보낼 수 있는 전하의 양도 많기 때문에 같은 종류인 전지의 용량은 크기에 거의 비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터리는 충전 가능 여부에 따라 충전이 불가능한 1차 전지와 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로 나뉩니다. 먼저, 1차 전지(Primary cell)는 전지 내에 전류를 흘려줌으로써, 방전 시에 일어난 화학 반응을 역으로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화학 반응자들은 전지에 역방향의 전율을 걸어 준다고 해서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지의 용량이 회복되지도 않습니다. 1차 전지의 수명은 양극과 음극 중 어느 한쪽, 또는 양쪽 모두를 소진하면 수명을 다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축전지(accumulator)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이 2차 전지(secondary cell)는 외부의 전기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의 형태로 바꾸어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전기를 만들어내고 재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합니다. 주로 쓰이는 2차 전지는 납 축전지, 니켈-카드뮴(NiCd), 리튬이온 전지(Li-on), 리튬이온 폴리머 전지(Li-ion poolymer) 등이 있습니다. 2차 전지는 1차 전지가 있어야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2차 전지라고 불린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1차 전지와 2차 전지와의 차이점으로는 2차 전지가 1차 전지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지만 한 번 쓰고 버리는 1차 전지에 비해 2차는 재사용이 가능하여 경제적이고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입니다.
등장배경
알레산드로 볼타
(Alessandro Volta)배터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조사하면서 저는 한 가지 궁금점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현대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배터리가 어떻게 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궁금하시지 않나요? 그렇다면 배터리의 등장 배경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최초의 전기 저장 장치인 구리와 아연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볼타 전지(Voltaic Cell)의 유래를 살펴보겠습니다. 볼타 전지가 발명되기 20년 전인 1780년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의 생물학 교수였던 루이지 갈바니(Luigi Aloisio Galvani, 1737~1798)는 개구리를 해부하다가 개구리의 뒷다리에 황동 철사를 갖다 댔더니 꿈틀거리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개구리가 다리의 어떤 자극을 받으면 전기가 흘러 근육이 움직인다고 확신하며 연구를 몰두해 1971년 그 에너지를 동물전기라고 이름 지으며 발표했습니다. 갈바니가 주장한 동물전기를 본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는 동물전기에 의문을 품고 있다가 1800년 실험을 통해 동물전기의 오류를 증명하는 과정에서 전기가 생기는 원리를 발견하여 볼타 전지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바그다드 전지 (기원전 250년경)
한편, 1932년 오스트리아의 고고학자 겸 화가인 빌헬름 쾨닉(Wilhelm König)은 이라크 바그다드 지역에서 기원전 3세기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바그다드 전지를 발굴했습니다. 바그다드 전지는 중앙부에 쇠막대를 박아놓은 구리 통을 도자기로 된 항아리가 감싸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전기가 통하는 원리는 구리 통에 쇠막대가 충분히 잠기게끔 전해질을 넣고 둘을 전선으로 연결하면 전기가 흐르는 구조이며, 전해질로는 술이나 식초 등을 넣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그다드 전지는 볼타 전지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며, 이에 따른 사용 용도는 금이나 은을 도금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납 축전지
납축전지
(lead–acid battery)지금까지 배터리의 구체적인 정의와 등장 배경에 알아봤다면 더 자세하게 배터리를 알아보도록 해야겠죠? 지금부터는 배터리의 종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축전지라고 알려져 있는 납 축전지(lead–acid battery)는 전기화학반응을 이용하는 축전지로 납과 황산을 이용한 2차 전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축전지는 185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é)에 의해 발명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납 축전지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 드리자면 이온화도가 다른 두 개의 전극으로 이루어진 회로를 전해액이 통하도록 구성하면 이온화도가 큰 쪽의 전극으로부터 반대쪽 전극으로 전자가 이동하게 되는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납 축전지는 화학반응이 가역적이어서 외부에서 전류를 공급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게 되어 방전과 충전의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존재합니다. 또한, 높은 전류량을 얻기 위해서는 전극의 면적이 커야 하므로, 실제 축전지에서는 여러 개의 전극을 병렬로 연결하며, 셀당 기전력은 크기에 상관없이 약 2V로 일정하고 높은 전압을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셀을 직렬로 연결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자동차의 경우로 예시를 들자면 자동차용 축전지가 12V의 기전력이 필요하다면, 이를 얻기 위해 2V 짜리 6셀을 직렬로 연결한 축전지가 필요합니다.
납 축전지는 다른 2차 전지에 비교해서 경제적이지만 전지의 용량과 비교해서 다소 무거운 것이 단점이며, 납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의 문제가 있지만, 황산의 누출 위험 상황만 없다면 다른 2차 전지들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편입니다. 납 축전지는 자동차의 시동 및 조명 등 전자기기의 전원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지게차와 골프용 카트 등과 같이 무게가 중요하지 않은 차량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산업용으로는 전력저장시스템(ESS)과 전자기기의 예비 전원 등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납 축전지는 무게가 무거워서, 스마트폰이나 전기자동차 등 전지의 무게가 문제가 되는 품목에서는 리튬이온전지로 대체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니켈 수소 배터리
니켈 수소 배터리
(NiMH battery)니켈 수소 배터리(NiMH battery)는 니켈 카드뮴 배터리를 개선한 배터리로 음극에는 니켈, 양극에는 수소 흡장 합금을 사용하고 전해질로는 80바 이상의 압력으로 압축된 수소를 사용합니다. 지나치게 방전되거나 충전돼도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자연적으로 충전 용량이 줄어드는 기억효과(memory effect)도 적어 휴대전화나 노트북, 핸디캠 등에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또한, 단위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니켈 카드뮴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두 배에 가까워 고용량으로 제작할 수 있어 부피당 용량이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두루 쓰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 니켈 카드뮴과 니켈 수소 배터리 시장을 지배한 국가는 일본이었습니다. 1990년대 당시 일본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0%였고, 이러한 영향으로 세계 최초의 혼합형 자동차 토요타 프리우스가 니켈 수소 배터리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니켈 수소 배터리에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기억효과가 니켈 카드뮴 배터리보다 적기는 하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완전히 방전하고 충전하지 않으면 용량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방전되기도 한다는 점은 큰 문제였습니다. 주행거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전기자동차에서 배터리 용량이 자연적으로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줄어든다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
(Lithium-ion battery)위에서 설명드린 니켈 수소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용량이 크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완전히 방전하고 충전하지 않으면 용량이 줄어든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선해서 만든 배터리가 바로 리튬이온 배터리(Lithium-ion battery)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는 배터리로, 충전 시에는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다시 이동하여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및 재사용이 불가능한 1차 전지인 리튬 배터리와는 다르며, 전해질로서 고체 폴리머를 이용하는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Li-Ion Polymer Battery)와도 다른 종류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기억효과가 없고, 사용하지 않을 때 자가 방전이 일어나는 정도가 작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 시중의 휴대용 전자기기들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특성을 이용하여 방위산업이나 자동화 시스템, 항공산업 분야에서도 점점 그 사용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잘못된 사용법으로 사용하게 되면 화재가 발생할 염려가 있으므로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마그네슘 배터리
오늘날 전기자동차에서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응용을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 저장기술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잘못된 사용법으로 배터리를 사용하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인화성 물질이라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또한, 리튬(Li)은 비싸고 희귀하기 때문에 에너지 저장장치(ESS) 시장에서는 이러한 리튬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인 대체재가 필요하였습니다.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에서 생기는 전력을 저장하기 위해 배터리를 넣은 기술들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력망에서 사용하기에는 비용적인 문제가 다시 발목을 잡았습니다. 수많은 연구진들은 배터리에 적용할 용도로 저렴하고 안전한 고에너지 밀도의 양극 재료인 마그네슘(Mg)을 사용해 배터리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배터리가 바로 마그네슘 배터리(magnesium battery)입니다. 음극(cathode) 재료로 철과 황으로 된 황철석(pyrite)과 양극 재료인 마그네슘이 서로 짝을 이뤄 제작된 전지입니다. 이와 같은 마그네슘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더 안전하고 매우 높은 용적, 중량을 제공하며, 높은 에너지 밀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마그네슘 배터리의 장점을 통해 더 높은 전압의 호스트에 다양한 다원자 이온을 삽입하여 전기자동차를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고에너지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물배터리
사물배터리
(BoT; Battery of Things)지금까지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대해서 알아봤다면 지금부터는 현재 배터리의 트렌드인 사물배터리(BoT; Battery of Things)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물배터리란 사물인터넷(IoT)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사물들이 연결되는 것과 같이, 배터리가 에너지원이 되어 사물들이 연결되는 것을 말합니다. 사물배터리의 등장 배경은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래 사용할 수 있고 가벼우며 휴대성이 편리한 배터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정보화 사회를 위해 배터리의 성능, 효율성, 휴대성, 안전성 등이 중요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넘어 배터리에 연결되는 사물배터리의 시대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물배터리 기술을 접목한 기기들에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전기자동차 등이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기기들에는 배터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사물인터넷 기기들은 대부분 사물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 PC, 각종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IT 제품이 사물배터리 시대를 열었으며,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non-IT 기기인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에도 사물배터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테슬라(Tesla) 전기자동차그럼에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입니다. 그 이유는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자동차는 연비가 좋아 소비자들이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는 등 큰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사물배터리를 통해 대중들은 생활 모습과 문화에서도 질 높은 경험을 할 수 있으며 더욱더 편리한 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지금까지 배터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저는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배터리는 휴대성과 편리성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발명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배터리의 발전을 통해서 또 어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제품들이 개발되고 실생활에서 사용이 가능하게 될지 여러분들은 기대되지 않으시나요? 배터리의 발전 속도는 점점 가속을 내고 있고, 발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상 글을 마치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