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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를 만드는 다임러 이야기

이하나, 2020년 12월 28일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하면 어떤 기업이 떠오르시나요? 벤츠, BMW, 토요타(Toyota) 등 다양한 제조업체가 떠올려질 것입니다. 저는 오늘 그중에서도 벤츠와 합병되어 자동차 및 상용차 등 여러 부문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다임러(Daimler)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보통 ‘다임러 AG’라고 쓰는데, 회사명 뒤에 붙는 AG라는 말은 독일어로 Aktiengesellschaft(악티엔 게젤샤프트)의 약자로서 ‘주식회사’라는 뜻입니다. 다임러는 그 유명한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모회사입니다.

다임러의 탄생

고틀리프 다임러(Gottlieb Daimler)고틀리프 다임러(Gottlieb Daimler) 빌헬름 마이바흐(Wilhelm Maybach)빌헬름 마이바흐(Wilhelm Maybach) 고틀리프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가 개발한 라이트바겐(Reitwagen) 오토바이고틀리프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가 개발한
라이트바겐(Reitwagen) 오토바이
고틀리프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가 개발한 4륜 마차고틀리프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가
개발한 4륜 마차
자동차 기업 다임러의 이름은 고틀리프 다임러(Gottlieb Daimler)에게서 따온 것입니다. 고틀리프 다임러는 내연기관과 자동차 개발의 선구자라고 불릴 만큼 내연기관 자동차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친 사람입니다. 1834년 독일에서 태어난 고틀리프 다임러는 어렸을 적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는 독일 슈투트가르트(Stuttgart)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여러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경험을 쌓아갔고 가스기관 제작 공장인 도이츠사에서 기술감독관으로 일을 하다가 회사 대표와 의견이 엇갈리면서 직장 동료 빌헬름 마이바흐(Wilhelm Maybach)와 함께 회사를 떠났습니다.

고플리프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칸슈타트에 기관제작소를 차려 석유를 연료로 하는 고속 엔진 개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1860년대 에띠엔 르누아르(Etienne Lenoir)가 최초의 내연기관을 등장시켰고, 1879년 니콜라우스 오토(Nikolaus August Otto)가 최초로 상업화된 내연기관을 선보임에 따라 당시 내연기관은 이미 많이 개발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내연기관을 구동하는데 사용되는 연료가 문제였습니다.

기존에 사용되던 가스 연료는 수소와 같은 기체 연료였는데 부피가 크고 기체를 액체로 저장하는 기술이 없어 탑재 가능한 기체 연료의 양과 주행거리가 제한되어 장거리를 이동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료에 대해 연구를 하던 중 다임러는 석탄 가스와 비교해 보았을 때 가벼운 무게와 간편한 저장이 가능한 가솔린이 이동 수단에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솔린을 내연기관의 연료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개발 직후 어디에 새로 개발한 내연기관 연료를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던 도중 지나가는 자전거를 보며 자전거에 내연기관 엔진을 달아볼까? 하는 생각이 다임러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생각을 바탕으로 최초로 가솔린 내연기관을 장착한 오토바이인 라이트바겐(Reitwagen)이 탄생했습니다. 1882년부터 어디에든 장착 가능한 내연기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다임러의 꿈이 3년 만에 빛을 발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초의 오토바이 라이트바겐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라이트바겐은 1기통에 배기량 264cc, 0.5마력 공랭식 4행정 싱글 엔진으로 최고 시속 16km를 낼 수 있는 목재 자전거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라이트바겐은 시험 주행만 이루어지고 실제 판매는 1900년대에 이루어졌습니다. 라이트바겐은 제1차 세계대전 시기에 저렴한 가격과 주행 비용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인기를 누린 바가 있습니다.

1886년 한 코치빌더로부터 4륜 마차를 납품받았습니다. 고틀리프 다임러는 이 마차에 462cc의 엔진을 장착해 1기통 1마력의 자동차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점차 고틀리프 다임러가 만든 내연기관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늘어나자 1890년 다임러와 마이바흐는 다임러-모토렌-게젤샤프트(Daimler-Motoren-Gesellschaft)라는 이름의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다임러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회사의 모토로 삼았고, ‘우아함’이라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인 메르세데스(Mercedes)라는 이름을 붙여 자동차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설립 후 고틀리프 다임러는 1894년 7월 22일 프랑스 신문사 ‘르 프티 주르날’의 주최로 열린 자동차 경주대회에 참가하였는데 그가 만든 내연기관을 장착한 자동차 4대가 경주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내연기관 자동차의 성장세가 나날이 커지는 것을 보며 고틀리프 다임러는 회사 설립 후 10년이 지난 1900년 3월 6일 지병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고틀리프 다임러가 세상을 떠난 뒤 1926년까지만 해도 다임러(Daimler)사와 벤츠(Benz)사는 별개의 회사였으나, 독일이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경제 위기를 맞이했고, 이는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임러는 회사 이름을 다임러-벤츠로 변경하였고 현재는 메르세데스-벤츠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다임러 AG(Daimler AG)로 변경하였습니다.

다임러의 계열사

다임러AG는 승용차와 승합차를 담당하는 ‘메르세데스-벤츠’, 트럭과 버스를 담당하는 ‘다임러 트럭’, 2019년까지는 법적으로 독립되어 운영되던 금융사인 ‘다임러 모빌리티’ 등 총 3개의 사업 부문에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래에는 다임러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와 간략한 설명을 표로 정리해놓았습니다! 한 번 살펴보실까요?

코나 제원
계열사 내용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amg 메르세데스-amg는 독일 아팔터바흐에 본사를 둔 자동차 및 엔진 제조 회사입니다. 대표 모델로는 메르세데스 amg gt가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mercedes-maybach)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2013년 마이바흐의 몰락 이후 2014년에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생산하면서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스마트(smart) 스마트는 스위스의 스와치 그룹과 독일의 다임러 ag가 합작으로 1994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지방의 뵈블링엔에 설립한 고급 자동차 브랜드입니다.
세트라(setra) 세트라는 독일의 자동차 메이커이며 버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다임러 ag 산하 기업인 이보버스의 자회사에 해당됩니다.
다임러 트럭 북아메리카 프레이트라이너
(freightliner)
프레이트라이너는 다임러 ag의 자회사인 다임러 트럭 북아메리카의 기업으로 미국의 트럭 메이커 업체 중 최대 규모에 해당됩니다.
디트로이트디젤
(detroit diesel)
디트로이트 디젤은 미국에서 1938년에 설립된 회사이며 미국 최대의 디젤 엔진 생산 기업으로 다임러 트럭 북아메리카의 기업에 속합니다.
토마스빌트 버스
(thomas built buses)
토마스빌트 버스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하이포인트에 본사를 둔 스쿨버스 제조업체입니다.
웨스턴스타 트럭
(western star trucks)
웨스턴스타 트럭은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로 2000년에 다임러 ag의 자회사인 다임러 트럭 북아메리카에 인수되었습니다.
미쓰비시후소
(misubishi fuso)
미쓰비시후소는 일본의 버스 및 트럭 제조 기업 중 하나입니다. 일본 최초로 트럭과 버스, 디젤 엔진을 생산하여 전 세계에 생산망과 판매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임러 모빌리티 메르세데스-벤츠 뱅크 메르세데스-벤츠 뱅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본사가 있는 독일 최고의 자동차 은행 중 하나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는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및 상용차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자동차 금융 서비스 전문 회사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고객을 위한 할부 금융 및 리스 상품을 주로 제공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금융상품 및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임러와 중국

다임러와 중국 자동차 기업은 상호 지분 보유를 확대하며 끈끈한 관계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다임러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기업에는 지리자동차(GEELY)와 베이징자동차(BAIC)가 있습니다.

중국 지리자동차(GEELY)중국 지리자동차(GEELY)현재 다임러 벤츠의 최대 주주는 중국 지리자동차로 다임러 벤츠의 지분 9.7%(한화 약 9조 6,000억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기업이 해외 자동차 업계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에 속합니다. 지리자동차가 다임러 지분을 인수하였지만, 다임러의 지분 70%를 기관 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어 지리자동차가 다임러의 경영권을 가져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협업의 기회를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한 예로 다임러의 산하 브랜드인 스마트(Smart) 자동차 사업을 절반씩 출자해 스마트 전기차를 생산하고 2022년부터 국내외에 판매할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또한, 중국의 대도시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진행하며 유대관계를 강화해 왔습니다. 다임러 AG의 자회사인 벤츠(Benz)가 2030년까지 승용차 판매량 절반 이상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와 순수 전기자동차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함에 따라서 다임러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공동 개발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제조 및 수출 거점으로 중국을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2020년 11월 18일 다임러 AG는 지리자동차와 함께 효율성이 높은 모듈러 엔진(modular engine)을 공동으로 연구 제작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중국 지리자동차에 뒤이어 베이징자동차 또한 2019년 다임러 AG 지분 5%(한화 약 3조 9,900억원)를 취득하였습니다. 베이징자동차가 지분을 취득한 것은 다임러 AG에 대한 지배력을 지리자동차와 대등하게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다임러 AG는 베이징자동차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 벤츠 생산 공장과 신에너지 자동차 제조 설비 확충을 위한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양사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임러는 중국 자동차 기업과 함께 테슬라, 구글, 우버 등에 대응한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쓸 것이며, 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 자사 판매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더 강화하려는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임러와 크라이슬러

미국 크라이슬러(Chrysler)미국 크라이슬러(Chrysler)1998년 세기의 결합이라고 불리는 사건, 즉 독일 다임러 벤츠가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9년이 지난 2007년 양사는 다시 분리되었습니다. 다임러는 1998년 크라이슬러 인수를 통하여 연간 400만대를 생산할 정도로 큰 규모의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미국 내 3위 업체로 유명세를 이끌던 크라이슬러(Chrysler)와 독일 명차인 다임러 벤츠가 인수했는데 왜 다시 분리가 되었을까요? 전문가들은 다양한 이유 중 주요 원인을 독일과 미국의 기업문화의 차이로 보고 있습니다. 독일의 다임러 벤츠는 규칙적이고 규율을 강조하는 문화인 반면, 미국의 크라이슬러는 자율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임러는 상호간 문화의 존중이 아닌 합병의 주체로서 크라이슬러의 직원들을 통제하려고 했습니다. 이로 인해 독일인과 미국인 사이에 싸움이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와 함께 성과도 같이 하락세를 걷게 되었습니다. 다임러 부문은 긍정적인 영업 성과를 보였었지만, 2005년 이후 크라이슬러 부문의 영업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크라이슬러 내 구조조정과 매각 추진이 이루어졌고, 결국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의 결합은 깨지게 되었습니다.

다임러의 최근 현황

최근 다임러는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에 관한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다임러는 개발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우선 3만여 개의 부품이 필요한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적은 수인 1만 9,000개의 부품으로 생산되는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전통적인 부품 제조업체와의 거래를 줄이고,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nVIDIA)엔비디아(nVIDIA) 엔비디아의 오린(Orin)(출처: 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엔비디아의 오린(Orin)
(출처: 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
자율주행 기술과 친환경차가 함께 나오면서 소프트웨어 처리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다임러는 세계 최대 GPU 업체 엔비디아(nVIDIA)와 협력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시스템 온 칩 기술인 오린(Orin)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칩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탑재하며, 한 목적지에서 다른 목적지로 자율주행하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2024년 출시되는 자동차 모델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다임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관계를 맺어 빅데이터 플랫폼 엑스톨로(eXtollo)를 구축했습니다. 엑스톨로는 높은 수준의 보안력을 가지고 다양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 호수의 역할을 하는데요. 엑스톨로를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의 차량을 유지보수하고 신차를 개발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임러는 완전자율주행 기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구글 웨이모와 라이더 개발 회사인 루미나의 지분도 인수하며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임러는 이르면 10년 내 레벨4 자율주행 트럭을 상용화시키고 군집 주행을 통해 운송 효율을 높일 계획입니다.

수소트럭 부문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독일의 다임러 트럭은 스웨덴의 볼보그룹과 함께 수소전기트럭 개발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을 설립했습니다. 다임러그룹은 20여 년이 넘게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하였으며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하여 볼보그룹은 중형 수소트럭을 개발 중이며 2025년에 중형 수소트럭 출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임러는 차곡차곡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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