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송민근, 2020년 12월 07일
여러분들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차이를 아시나요?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가장 큰 차이는 구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휘발유, 경유, LPG 등의 화학에너지를 사용하는 반면, 전기자동차는 차량을 구동하기 위해 전류의 흐름을 활용하는 물리에너지, 전기를 활용합니다. 사용하는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에 연료를 충전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주유소를 방문하여 주유구를 열고 휘발유, 경유, LPG를 채웠다면, 전기자동차는 전기충전소, 아파트, 주택 등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 시설에서 스마트폰처럼 충전기를 통해 전기를 충전합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충전기가 갤럭시, 아이폰 등 서로 다른 모양, 출력, 충전 속도를 갖는 것처럼 전기자동차 충전기도 서로 다른 모양, 출력, 충전 속도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충전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마트폰의 충전기가 제조사와 규격 등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와 충전 시간을 가지는 것처럼 전기자동차의 충전기도 여러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충전 시간에도 차이가 나타납니다. 전기자동차 충전기는 충전량, 충전구의 규격, 케이블 유무, 충전기 소유자 및 사용자 등 다양한 요인으로 그 종류가 구분됩니다. 이제부터 충전기의 종류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충전구의 규격에 따라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분류하면 AC 단상(5핀), AC 3상(7핀), DC 콤보(CCS-type1, 2), 차데모 등으로 나뉩니다. AC 단상(5핀)은 국내 완속충전 표준 커넥터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충전 타입입니다. 일반적인 교류전원을 사용하며 통산 220V / 32A, 7kW급으로 이야기합니다. 국내에서 출시된 대부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의 충전 타입이 바로 AC 단상이죠. AC 3상(7핀)은 3상을 지원하는 7개의 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급속과 완속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표준으로, 고속충전 시 직류 전원을 사용하는 다른 표준들과 다르게 고속충전에서 교류 전원을 사용합니다. DC 콤보(CCS-type1)는 미국과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급속충전 표준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급속충전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00kW 이상의 고속충전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급속충전이 가능하며, 직류 전원을 사용합니다. DC 콤보(CCS-type2)는 미국, 유럽을 위주로 만들어진 급속충전 표준으로 타입 1과 충전구의 모양이 다르고 AC 3상의 7핀에 DC 연결핀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데모(CHAdeMO)는 일본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급속충전 표준으로, 국내에서는 현대ㆍ기아자동차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급속 전용 충전 플러그이기 때문에, 완속충전을 위한 플러그가 별도로 필요하고, 차량의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차데모는 유럽과 미국을 주도로 표준이 만들어지고 있는 DC콤보에 밀려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케이블 유무에 따라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B타입과 C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B타입은 완속충전기에 충전케이블이 연결되어 있지 않는 충전기로 개인용 AC 단상(5핀) 커넥터 케이블이나 개인 AC 3상(7핀) 커넥터 케이블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C타입은 완속충전기에 충전케이블이 기본으로 연결되어 있는 충전기로 국내는 완속충전 표준인 AC단상 (5핀) 커넥터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충전기 소유자 및 사용자에 따라 분류할 경우, 공용충전기와 개인용(비공용) 충전기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공용충전기는 전기자동차 충전 사업체 등에서 운영을 하며, 충전기가 통신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용충전기는 충전 사업자가 발급한 인식 카드를 이용하여 전기자동차 사용자가 충전을 하고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충전 용량에 따라 과금이 되는 방식으로, 내연기관 차량이 주유소에 가서 주유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마트나 공용주차장에 설치된 충전기는 대부분 공용충전기이며, 아파트 등에는 일부 공용충전기가 있으나 개인용 충전기을 별도로 설치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용 충전기는 개인 명의로 설치된 충전기로, 전기자동차 전용 요금제를 이용하여 과금이 되며, 매달 기본요금과 사용량에 따른 전기 요금이 발생하게 됩니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자동차 충전 전문업체인 대영채비㈜와 함께 개발한 하이차저(Hi-Charger)는 국내 최고 수준의 350kW급 고출력·고효율 충전기술을 탑재한 충전설비입니다. 하이차저는 800V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20분 이내에 약 80%까지 충전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하이차저를 현대 모터 스튜디오 고양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확대 설치할 예정입니다.
유럽에선 전기자동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전문 업체인 아이오니티(Ionity)가 350kW급 초고속 충전기 보급을 시작했습니다. 아이오니티는 2020년까지 유럽 24개국을 관통하는 주요 고속도로 내에 총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 구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동력원인 화석연료는 휘발유(가솔린) 1,499.65원/L, 경유(디젤) 1,292.58원/L의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전기자동차의 동력원인 전기는 완속충전 시 71.3/kWh, 급속충전 시 173.8/kWh로 매우 저렴하여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적이라서 공익적으로도 좋지만, 운전자 개인에게도 유지비용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장소를 찾기 쉽지 않다면, 전기자동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때문에 전기자동차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시설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계신가요?
2019년 기준 전기자동차 충전기는 전국에 29,309기, 전기자동차는 89,918대가 보급되었으며,2020년 8월 기준 전기자동차 충전기는 2019년 대비 약 969기가 증가한 약 3만 278기, 10월 기준 전기자동차는 2019년 대비 38,340대 증가한 128,258대가 보급된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대당 충전기 개수로 보면 이미 전기자동차 4대 당 충전기 1개 수준으로 인프라 구축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동력원으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충전에 3~5분이 소요되는 반면, 급속충전을 해도 30분~1시간이 소요되는 전기자동차의 특성상 유동 인구수가 많은 곳의 충전소에서 적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등록 규모는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충전시설은 더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는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로드맵을 통해 2022년까지 완속충전기 1만 2천 개, 급속충전기 1만 개를 확보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우호적 시선이 증가하며 차량 등록대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전기자동차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전기자동차 충전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우천 시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때 빗물의 유입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천 시 충전구 내부로 들어오는 액체류가 드레인홀로 배출되는 구조를 통해 감전을 예방하고 있으며, 충전기가 체결된 이후에는 충전건과 충전구 사이 실링을 통해 액체류의 추가 유입을 예방합니다. 또한 차량과 충전기가 완전히 연결된 것을 확인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 전류가 흐르도록 설계해 감전을 예방하며, 충전 중단을 위해 충전건의 버튼을 누를 경우 즉각 전류를 차단해 커넥터 접촉부의 손상을 방지해주는 방법 등 충전구 설계를 비롯하여, 여러 단계의 감전 예방 시스템을 통해 우천 시 빗물의 유입을 방지해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전기자동차의 충전 중에 발생하는 전자파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전기자동차 충전 중 발생하는 전자파는 완속충전의 경우, 운전석 2μT(마이크로 테슬라) 이하, 동승석 2μT 이하, 뒷좌석 좌측 2μT 이하, 뒷좌석 우측 3μT 이하로 매우 작습니다. 급속충전의 경우에는 운전석 1μT 이하, 동승석 1μT 이하, 뒷좌석 좌측 2μT 이하, 뒷좌석 우측 2μT 이하로 더 작습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권고기준 및 정부의 인체 보호 기준인 83.3μT 대비 매우 낮은 안전한 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