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심명숙, 2020년 12월 30일
1957년 창안자동차가 만든 창장(長江)표 46형 지프
창안자동차가 본격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한 것은 1980년대부터입니다. 1979년 4월 중국 중앙정부는 군민 결합(军民结合), 평전 결합(平战结合), 군대 중심(以军为主), 민간양군(以民养军)이라는 16자 방침이 제시되었습니다. 군수 기업이 여분의 생산력을 이용하여 민수용 제품을 생산하도록 장려하는 것이었습니다.
2006년 11월 창안자동는 자체 개발한 소형 승용차 뻔뻔(奔奔)을 베이징 모터쇼에 출품했습니다. 2007년 4월에는 2.0L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창안지에쉰(长安杰勋)이라는 첫 MPV 차량을 선보였습니다. 2012년 10월 30일에는 올 뉴 오리지널 차종 창안 CS35 초소형 CUV 차량을 출시했습니다. 출시 당시 가격은 68,900위안에서 86,900위안의 가격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차량 개발 전 단계에서는 차량의 명칭이 '창안 S101'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나, 차량의 명칭이 창안자동차의 SUV와 CUV 차량을 뜻하는 'CS' 계통의 차량명으로 통일되어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차량의 디자인은 이탈리아 토리노의 창안자동차 연구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13년 4월 16일에는 창안자동차 첫 중형 세단인 라에톤(RAETON, 睿骋)을 출시했습니다. 8월 28일에는 준중형 세단인 지샹XT(致尚XT)를 출시했는데, 이 차는 창안자동차가 자체 개발한 차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올 뉴 준중형 SUV 창안 CS75를 출시했습니다. 이 차량은 2.0L 자연흡기 엔진과 1.8L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하였습니다. 이처럼 창안자동차는 포드, 마쓰다, 볼보 등과 협력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새로운 차종을 개발하여 출시하고 있습니다.
2018년 '제3의 창업-혁신창업 프로젝트'를 시작한 창안자동차는 세계 일류 자동차 기업 만들기를 목표로 혁신을 구동해 효율성을 조직의 핵심 경쟁력으로 만들고, 4대 전형, 3대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국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창안은 2018년 중형 SUV인 CS85를 최초로 선보였고, 스마트화 분야에서는 북두천추 프로젝트(北斗天枢计划)를 발표해 스마트 음성 비서 샤오안(小安)을 만들어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카 제조회사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신에너지 분야에서는 샹그리라 프로젝트(香格里拉计划)를 발표하였고, 천억 작전, 만인의 연구개발, 파트너십 프로그램과 극대 체험 4대 전략행동을 수립했습니다. 창안자동차는 2025년까지 FCV, BEV와 PHEV를 포함해 모두 25종의 전기자동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충칭에 본사를 둔 창안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지능형 모빌리티 기술 회사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과 엇비슷한 양상입니다. 창안자동차는 이를 위해 1천억 위안을 플랫폼 및 배터리 등의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창안자동차가 차세대 전기차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정부와 외국 자동차 회사와의 합작을 통해 다방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창안자동차 본사가 있는 중국 충칭시는 창안자동차의 친환경 모델이 군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충전소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017년 창안자동차는 1.5 터보 가솔린 엔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엔진은 자회사인 DAAE(Dongan Auto Engine)가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새 1.5 터보 엔진은 BMW의 1.5 터보와 대등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2016년 4월 개발을 시작해 9개월 만에 프로토타입이 나왔습니다. 창안의 새 1.5 터보 엔진은 DAM15TGDI로 불리고, 많은 기술들이 적용돼 있습니다. 듀얼 실린더 타입의 직분사 시스템은 압력이 350바이고, 오토와 앳킨슨 사이클을 병행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엔진의 구동 상황에 따라 오토와 앳킨슨 사이클로 전환됩니다. VVT와 전자식 가변 오일펌프, 공수냉식 냉각 시스템 같은 최신 기술도 적용됐습니다. 많은 최신 기술이 적용되면서 엔진의 효율도 좋아졌습니다. 최고 출력은 163마력/5.500 rpm, 최대 토크는 25.9kg.m/1,600~4,000 rpm입니다. 기존에 사용되던 블루코어 1.5T(150마력, 23.4kg.m) 대비 출력과 토크가 모두 상승했습니다.
DAAE는 하얼빈에 본사를 둔 엔진 제조사입니다. 엔진을 전문으로 하지만 변속기도 개발, 생산 중이며, 2009년 9월에는 창안자동차그룹의 소속이 됐습니다. 고용 인력은 4,000명 이상이며 연간 엔진 생산 규모는 60만개, 변속기는 70만개이고, 2016년 11월 기준으로 창안이 51.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창안 UNI-T
창안자동차의 가장 최신 제품인 UNI-T는 11.39만 위안~13.39만 위안 사이의 가격으로 판매됩니다. 일단 프론트는 굉장히 미래지향적 디자인입니다. LED가 굉장히 강렬해 보입니다. 얼핏 보면 현대의 넥소(Nexo) 같기도 합니다.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과 특색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물론 중국에서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AI) 칩을 탑재하여 통화 중 차량 음향 소리 줄임 기능, 졸음 방지 경고 등 간단한 HMI(Human Machine Interface)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UNI-T는 2020년 3월 공개된 창안자동차의 전략 SUV로 기존 중국차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날카롭게 처리해 스포티한 느낌을 강하게 주는 번개 모양의 헤드램프와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의 그릴은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유선형의 지붕 라인은 쿠페형 SUV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UNI-T가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었기 때문입니다. 레벨 3은 운전자가 탑승하되 비상시에만 자동차를 통제하는 단계를 의미합니다. 12개의 울트라소닉 레이더와 6대의 비디오카메라 등을 통해 최대 반경 200m까지 주행 여건을 실시간 탐지 가능한 것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중국산 엔진 중 최강이라고 볼 수 있는 블루코어(Blue Core) 엔진을 탑재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안은 특이하게 엔진 R&D 부서의 90%가 독일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엔진 개발 센터도 외국에 위치해 있죠. 그래서 그런지 이 블루코어 엔진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단 이 차에는 180마력과 30kgf·m 토크를 내는 1.5T엔진과 7DCT 습식 미션이 탑재됐습니다. DCT 미션도 창안에서 직접 개발한 미션이지만, 엔진과는 다르게 이 미션은 중국 기술로만 개발되어서 어떤 성능을 보일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중국의 배터리 업체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td)이 화웨이 테크놀로지스, 창안자동차와 공동으로 새로운 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차이나데일리가 2020년 11월 30일 보도했습니다. 이 움직임은 전체 산업 체인의 공급 업체를 포함하여 신에너지 자동차 부문에 대한 중국의 최신 개발 계획이 가져온 전례 없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시도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창안자동차의 주화롱 회장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협력이 세계 최고의 자율 및 제어 가능한 스마트 전기차 플랫폼, 일련의 스마트 자동차 제품 및 스마트 생활 및 에너지 생태계를 포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0년 12월 초 중국은 2021년부터 2035년까지 신에너지차(NEV) 산업개발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중국 국무부가 발표한 14번째 5개년 계획에 포함된 이 계획에는 기술 혁신 역량 향상, 신형 산업 생태계 구축, 산업 통합 및 개발 발전, 인프라 시스템 완성, 개방 및 협력 강화라는 다섯 가지 전략 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창안자동차의 성장 의지, 외국 합작사를 이용한 기술 수준 향상, 정부의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골고루 작용할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난 1970년대부터 시작한 중국 자동차의 발전방식이 여전히 효과를 보진 못했지만 향후 전기차 시대엔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