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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떠오르는 별, 지리자동차

심명숙, 2020년 12월 30일

지리자동차(吉利汽车, Geely Auto)지리자동차(吉利汽车, Geely Auto)
최근 중국 자동차 회사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은 지리자동차(吉利汽车, Geely Auto)입니다. 아직 한국에서 중국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중국 토종 브랜드임에도 세간의 관심을 받는 자동차 회사가 바로 지리자동차입니다. 지리자동차는 최근 2~3년 사이 유럽의 벤츠(Benz)와 볼보(Volvo)를 삼킨 중국 회사로 이름을 알렸고, 한국의 현대자동차와도 자주 비교선상에 오르내리는 주인공입니다. 지리자동차는 화웨이(华为, Huawei)와 함께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중국 기업입니다. 지리자동차는 말레이시아 국민차 기업인 프로톤(Proton)과 신에너지 자동차 합작회사를 세워 화제가 되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꿈만 같았던 일들을 현실로 바꿔놓고 있는 사람이 바로 지리자동차를 창업한 리슈푸(李书福) 회장입니다.

지리자동차 설립자 리슈푸(李书福) 회장

리슈푸(李书福) 지리자동차 회장리슈푸(李书福) 지리자동차 회장리슈푸(李书福, lǐ shū fú)가 성장한 과정을 보면 현대 정주영 회장과 대우 김우중 회장을 섞어놓은 듯합니다. 리슈푸는 시골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만 졸업했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무모해 보일 만큼 과감한 도전으로 큰 기업가가 되었습니다. 다른 중국 국영 자동차 회사들과 달리 그는 일찌감치 세계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는 거리의 사진사로 돈을 벌기 시작해 냉장고 부품과 완제품 공장, 인테리어 자재 사업을 거쳐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사업 영역을 넓혔습니다. 여러 사업을 전전했지만 궁극적인 꿈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리슈푸 회장은 사전 작업으로 1994년 오토바이 공장을 인수했고 2년 뒤 망해가는 국영 버스회사를 사들였습니다. 당시 중국에서는 국영기업만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지만 승용차 생산은 여전히 불법이었죠. 그는 포기하지 않고 중국 정부를 설득해 2001년 허가를 받았습니다. 처음엔 저가 전략으로 외형을 키우다가 2000년대 중반 외국에서 자동화 설비를 들여오고 연구개발에 나서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오랫동안 공을 들인 끝에 2010년 볼보승용차를 인수한 게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볼보에 대한 애착을 그는 “볼보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여성과 같다. 멀리서 보고 놀랄 뿐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볼보를 품은 이후 영국 택시 ‘블랙캡’ 생산업체인 망가니즈 브론즈와 스포츠카 로터스, 볼보상용차를 인수했고, 2018년 2월엔 다임러 지분 9.6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지리자동차의 볼보, 로터스, 다임러 지분 인수

지리자동차그룹(吉利控股集团)지리자동차그룹(吉利控股集团)지리자동차가 해외 자동차 회사 인수나 지분 투자를 통해 그 기술을 흡수함으로써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2018년 지리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Daimler)의 지분 9.7%를 90억 달러(약 9조 6,000억원)에 인수하여 쿠웨이트 국부펀드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당시 한국은 현대자동차의 중국사업 부진이 큰 이슈였지만, 중국은 지리자동차의 거침없는 인수합병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20여년 전 사실상 무명의 모터사이클 회사이던 지리의 기술자들이 이 회사 리슈푸(李书福) 회장의 ‘애마’ 메르세데스-벤츠를 낱낱이 분해해 자동차 제작 연구를 시작한 점에 비춰보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변화입니다. 지난 2010년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스웨덴 볼보자동차의 하칸 사무엘손 최고경영자(CEO)는 “3년 전만 해도 지리가 중국 최초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리슈푸 지리 회장은 2001년에 일찌감치 장래의 성공을 예견했습니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같은 기업들이 결국은 무너지고 지리자동차나 다른 신생 기업들이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그의 장담은 공허한 약속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지리자동차의 국내 판매량은 연간 50만대 수준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고, 200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처음으로 참가해 국제 시장을 노크했으나 혹평을 받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볼보(Volvo)볼보(Volvo)성공의 초석은 지리자동차가 볼보(Volvo) 자동차를 인수한 것이었습니다. 지리자동차는 선진적인 자동차 기술을 직접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다른 중국 경쟁사들에 비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리슈푸 회장은 3년간에 걸친 지리한 협상 끝에 2010년 8월 볼보를 27억 달러(약 2조 9,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당시 지리자동차가 가용 자금이 많았던 것도 아닙니다. 지리자동차는 볼보 생산라인 건설을 빌미로 지방정부로부터 대부분의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후 볼보는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습니다. 2017년 볼보 판매대수는 57만 2,000대를 기록했으며 중국 시장에서만 11만 4,000대를 판매했습니다. 2010년 3만대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볼보 인수를 통해서 지리자동차 역시 기술과 브랜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2017년 지리자동차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리자동차가 중국 자동차 굴기의 대표기업으로 부상한 것입니다. 2017년 볼보와 함께 링크앤코(Lynk & Co.)와 폴스타(Polestar)라는 새로운 브랜드도 공동으로 출시했습니다. 폴스타는 미국 테슬라(Tesla)를 겨냥해 설립된 고급 전기차 브랜드로 2018년에 시판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2017년 지리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124만 8,000대에 달하는 자동차를 판매하며 중국 전체 6위, 토종 자동차 기업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무려 59% 증가했습니다. 반면 베이징현대는 판매대수가 31% 감소한 78만 5,000대에 머물며 10위로 밀려났습니다. 사드 배치 문제의 영향도 있지만, 중국 본토 자동차 기업이 성장하면서 달라진 경쟁구조가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것입니다.

2018년 초 밝힌 실적 예고에서 지리자동차는 2017년 당기순익이 전년(51억위안, 약 8700억원) 대비 100%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주가도 따라서 급등했습니다. 2016년 초 3홍콩달러에 불과하던 지리자동차 주가는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여, 2017년 말에는 무려 27.6 홍콩달러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로터스(Lotus)로터스(Lotus)인수합병의 단맛을 본 지리자동차는 더 거침없는 해외 인수합병에 나섰습니다. 2017년 6월 지리자동차는 말레이시아 자동차 회사인 프로톤(Proton) 지분 49.9%와 영국 스포츠카인 로터스(Lotus) 지분 51%를 인수했습니다. 11월에는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를 개발 중인 미국 스타트업 테라푸지아(Terrafujia)도 사들였습니다. 12월에는 상용차 부문인 볼보AB의 지분 8.2%(의결권 15.6%)를 32억 5,000만 유로(약 4조 3,00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화룡점정의 역할을 한 게 다임러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었습니다.

2019년 지리자동차그룹의 전 세계 판매수량은 완성차 217.8만 대이며 매출액은 496.654억 달러(약 58조 9,081억 원)으로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fortune global 500) 중 220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틱한 다임러 지분인수 과정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메르세데스-벤츠
(Mercedes-Benz)
지리자동차의 다임러(Daimler)의 지분인수 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합니다. 다임러는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독일 기업입니다. 중국의 저장성 출신 상인인 리슈푸가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발한 금융기법으로 다임러 지분을 9.7%나 인수한 것입니다. 2017년 리슈푸가 다임러에게 지분인수와 기술 공유 협정 체결을 타진했지만, 다임러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리슈푸는 즉시 홍콩 페이퍼 컴퍼니와 파생상품, 은행 파이낸싱 및 주식옵션 같은 방법을 총동원해서 암암리에 다임러 지분을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투자진행과 자금조달은 모건스탠리와 BOA메릴린치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지리자동차는 모건스탠리 출신 인사를 고용해서 독일의 주식 대량보유 공시제도를 피하는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독일은 주식을 3% 이상 보유하게 될 때와 5% 이상 보유하게 될 때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리슈푸의 다임러 지분 인수작전은 대성공이었습니다. 누구도 리슈푸가 지분을 9.7% 매입할 때까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독일에서 주식 대량보유 공시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비슷한 금액 규모에 서울 강남 삼성동 한전 부지를 인수했습니다. 9조 6,000억원과 10조 5,500억원. 현대차가 땅을 사는 대신 다임러 지분을 살 수는 없었을까요? 지리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비교도 되지 않던 작은 기업이었습니다. 2010년 볼보를 인수할 때도 뱀이 코끼리를 삼켰다고 할 만큼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지리자동차와 다임러의 움직임은 남 얘기가 아닙니다. 현대자동차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리자동차의 다임러 지분 인수가 알려졌을 무렵, 다임러는 베이징벤츠와 공동으로 약 2조원을 투자해서 중국에 생산라인을 신규 건설한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베이징현대의 중국 측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는 벤츠와 합작사인 베이징벤츠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향후 베이징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부족한 베이징현대보다 베이징벤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지리자동차의 다임러 인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 자동차 기업의 목표는 이제 현대가 아니라 벤츠입니다. 중국 자동차 기업의 성장으로 인해 지금은 중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기업이 직접적인 경쟁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짝퉁만 만든다고 얕보던 중국 자동차 기업이 ‘야성적 충동’으로 가득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가 걸을 때, 그들은 뛰었던 것입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현대자동차가 10조원을 가지고 땅을 사는 대신 인수합병에 나섰다면 어땠을까요?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폴스타(Polestar)폴스타(Polestar) 폴스타2 (Polestar 2)폴스타2 (Polestar 2) 폴스타 프리셉트폴스타 프리셉트
지리자동차가 얼마 전 산하 자동차 브랜드의 로고를 새롭게 단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로고 변경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호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주인공은 지리자동차 산하 브랜드 볼보가 만든 폴스타(Polestar, 极星)입니다. 폴스타는 18개국에서 주문이 쏟아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몸집 불리기에 주력했다면, 어느 정도 매출액과 위치가 확보된 지리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디자인에 투자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당초 폴스타는 볼보의 고성능 라인업이었으나, 지난 2017년 독자적인 전기차 브랜드로 완전히 분리되었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볼보의 폴스타 분리가 모기업인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시장 대응 전략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폴스타의 생산과 조립은 중국 본토에서 합니다. 중국 매체들은 폴스타의 성공은 곧 중국 내 일자리 창출, 자동차 연구개발 및 제조 능력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관측하고 있습니다.

고급 전기차에 포지셔닝한 폴스타는 세련된 디자인과 고성능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2020년 6월 유럽 지역에서 출시한 폴스타2는 노르웨이 등 일부 시장에서 테슬라의 모델3 판매량을 앞서기도 했습니다. 9월 볼보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향후 1~2년 내 폴스타 모델이 한국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공개돼 호평을 받은 ‘폴스타 프리셉트’ 모델은 양산을 확정, 약 2년의 시간을 거쳐 오는 2023년 정도 실제 시판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기존 로고를 과감히 빼버리고 새로운 얼굴로 변신한 폴스타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폴스타의 성공은 차량 내부 및 외관 디자인과 성능 덕분이기도 하지만, 로고 교체를 통해 신선한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플랫폼, SEA

지리자동차의 SEA 전기자동차 플랫폼지리자동차의 SEA 전기자동차 플랫폼

지리자동차의 링크앤코(Lynk & Co) 제로 콘셉트 전기자동차지리자동차의 링크앤코(Lynk & Co)
제로 콘셉트 전기자동차
SEA는 지리자동차그룹이 다양한 신차를 효율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개발한 첫 번째 전기차 플랫폼입니다. 신규 전기차 플랫폼 SEA는 ‘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의 약자로서, 세단과 SUV는 물론이고 밴이나 픽업트럭을 포함한 대형차량까지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지리자동차가 180억 위안(3조원)을 투입해 개발한 SEA는 더 많은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차량을 한층 가볍게 만들고 안정된 주행을 위해 전륜 조향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또 SEA는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인 CATL이 개발한 200만km의 내구성을 가진 배터리 시스템을 장착하였습니다. 이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020년 연말 중국용 모델3에 장착키로 한 CATL의 160만km 내구성의 신형 배터리보다 내구연한이 훨씬 깁니다. SEA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은 2020년 9월 23일에 공개된 링크앤코(Lynk & Co, 领克) 제로 콘셉트입니다.

도대체 SEA 아키텍처의 기술 수준이 얼마나 앞서고 있는 것일까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넓은 1,800mm~3,300mm 축간거리 범위를 가지고 있으며, 경차부터 대형차까지 모두 이 구조로 제작합니다. 성능 면에서 1회 충전시 최대 700km 이상의 연속주행을 거뜬하게 실행하며 제로백은 3초 미만입니다. 동력 배터리는 20만km까지 감속 없이 5분간 충전으로 120km를 연속 주행할 수 있습니다. SEA 아키텍처로 빠르면 2021년에 구조도로에서 개인 차량 자율주행 실현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2025년까지는 개방도로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터스포츠

지리 모터스포츠는 저장지리홀딩그룹(ZGH) 내 브랜드의 모터 스포츠 활동에 대한 전략적 조정을 처리하며 2018년 스웨덴 예테보리와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두고 설립되었습니다. 지리그룹 모터스포츠의 공식 파트너는 FIA 월드투어링카 챔피언십과 WTCR 월드투어링카컵에서 볼보, 폴스타, 링크앤코를 대표해온 팀인 시안레이싱(Cyan Racing)입니다. 시안레이싱 팀은 최근 3번의 투어링카 월드 타이틀, 가장 최근에는 링크앤코와 함께 2019 WTCR 팀 타이틀을 획득했으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볼보 S60과 V60의 폴스타 퍼포먼스 모델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지리자동차의 스타마켓 상장

지리자동차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증시의 스타마켓(科創板, 과학창업판) 상장입니다. 중국 정부에서 주식시장을 키우기 위해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스타마켓입니다. 대다수의 홍콩거래소 상장 기업들은 본토 스타마켓에 추가 상장을 하고 있는 추세인데, 지리자동차 역시 스타마켓에 상장하기 위한 절차를 2020년 8월 31일자로 끝마쳤고 9월에는 2차 상장 승인을 받았습니다. 물론 스타마켓에 상장한다고 무조건 주가 상승이 되는 건 아닙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의 경우 중국 A주 시장 역대 최대 규모의 IPO를 진행했으나 IPO 이후 혼조세의 실적과 함께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에서 스타마켓을 비롯한 중국 증시 기술주 지수를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점에서 스타마켓 상장은 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타마켓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글로벌 IB들은 스타마켓 종목들을 매수하며 중국 및 신흥국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될 것이기에 향후 수급적 측면 역시 좋아질 것이라 생각되네요.

지리자동차의 스타마켓 2차 상장 추진은 지리자동차를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로 도약시키는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마켓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운영하는 과학기술주 중심의 시장입니다. 스타마켓은 미국과의 무역ㆍ기술전쟁이 격화하던 2019년 7월 중국의 기술기업들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출범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홍콩증시에 상장된 지리지주는 스타마켓 2차 상장을 통해 200억 위안(약 3조 4천억원)을 공모할 계획입니다.

중국 상하이증시 스타마켓(Star Market, 科創板)중국 상하이증시 스타마켓(Star Market, 科創板)

지리자동차는 폭발적인 이익 증가가 나타나던 2016~2017년 랠리 이후 2018년부터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제성장 둔화 영향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볼보는 현재 지리자동차 소속이지만 독립된 회사로 운영되고 있으나, 2020년 초부터 계속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지리자동차와 볼보의 100% 합병입니다. 볼보와 지리자동차의 합병이 이루어지면 기업가치는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현재 지리자동차의 중국 본토 스타마켓 상장 이슈로 인해 합병 협상은 잠시 중단된 상태입니다.

몇몇 풍문에 따르면 스타마켓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볼보 합병에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스타마켓 상장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게 아니라면 상장 후 좋은 주가 흐름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회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니오(NIO)가 주가 상승으로 인해 지리자동차 보다 큰 시가총액을 보유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판매량이 월등히 많은 지리자동차의 밸류에이션 확장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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