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검색

전기자동차의 심장, 전기모터

김서현, 2020년 12월 01일

전기모터(electric motor)전기모터(electric motor)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마이클 패러데이
(Michael Faraday, 1791~1867)
내연기관 자동차의 심장이 엔진이라면 전기자동차의 심장은 모터입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배터리를 꼽지만, 배터리만큼 전기모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전기자동차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전기모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모터란 무엇일까요


모터는 전력으로 회전하고 축에 회전력을 발생시키는 동력 기계입니다. 전류가 흐르는 도체가 자기장 속에서 받는 힘을 이용하여 전기 에너지를 역학적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죠. 이때 자기장은 전기모터에서 에너지 변환의 수단이 됩니다. 자동차에 쓰이는 모터는 전동기(電動機)라고도 합니다.

전기모터 기술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입니다. 1821년에 최초로 전기 구동모터를 성공적으로 시연하여 전기와 자석으로 회전 운동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패러데이는 1832년 초에 자신이 발견한 전기 구동모터를 왕립협회에 발표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과학자들이 다양한 전기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마이클 패러데이부터 현대적인 전기모터가 개발되기 시작했고, 응용 전기 기술의 시대가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직류모터와 교류모터

전기모터는 입력되는 전원에 따라서 직류모터와 교류모터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직류모터의 직류는 방향이 일정한 전기의 흐름을 말하고, 직류모터는 직류전류로 회전을 일으키는 장치입니다. 고정자와 회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회전자는 전기자와 정류자(commutator) 그리고 브러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직류모터는 다시 전기자가 180도 회전할 때마다 방향을 바꾸는 방법에 따라서 두 가지로 나눕니다. 브러시가 부착된 브러시모터와 전자 스위칭 기술을 이용해 브러시가 없는 브러시리스(brushless) 모터로 구분합니다. 브러시모터에 있는 브러시와 정류자는 전기자에 공급되는 전류 방향을 회전각도에 따라 전환시켜 회전자를 회전시킬 수 있는 자극을 만듭니다. 브러시리스 모터에서는 변속기가 브러시와 정류자의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집니다. 또한, 회전 시 마찰로 인한 발열과 브러시 마모 문제가 생길 브러시가 없으므로 반영구적입니다.

직류모터(DC motor)직류모터(DC motor)직류모터는 속도, 토크 및 회전방향의 제어가 용이하고 회전방향과 가속토크를 임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전철, 압연기 등과 같은 속도 조정이 필요한 곳에 사용합니다. 하지만 직류모터는 교류를 사용하지 않고 12V, 24V, 90V, 180V 등의 직류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류가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정류기가 포함된 직류 변환 어댑터가 필요합니다. 정류 문제나 기계적인 강도상의 문제로 고속화가 어렵고, 교류모터와 비교했을 때 복잡한 구조와 비싼 가격 또한 직류모터의 단점으로 꼽힙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직류모터의 구조상 모터 내부에 브러시와 정류자가 회전할 때 어쩔 수 없는 접촉이 일어나면서 작동하는데, 이때 브러시가 마모되면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브러시모터는 정기적인 보수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곤 합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브러시가 없는 브러시리스 모터가 개발되었습니다.
브러시리스 직류모터(BLDC motor)브러시리스 직류모터(BLDC motor)교류전기는 시간에 따라 흐르는 방향과 크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전기의 흐름을 말합니다. 교류모터(AC 모터)는 교류의 전기를 받아 운동하고 전류 방향을 주기적으로 바꾸는 정류자가 필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전원이 있는 가정용 220V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교류모터입니다. 교류모터는 크게 단상식과 삼상식 두 가지로 구분하며, 회전자의 유형에 따라서 유도모터, 동기모터, 정류자 모터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교류모터의 용량은 소형의 수십 와트(w)에서 대형 제품의 수백 킬로와트(kw)까지 적용반경이 넓습니다. 교류모터는 선풍기, 세탁기, 냉장고, 펌프, 크레인 등 가정 및 산업현장 전반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교류모터는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브러시나 정류자와 같은 소모품이 없기 때문에 고속에서 순간 최대 토크를 낼 수 있어 응답특성이 빠릅니다. 게다가 무게 당 토크가 크므로 크기를 작게 줄이고 경량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직류모터와 비교했을 때 복잡한 제어 방법이 단점입니다.

① 유도모터

유도전동기(induction motor)유도전동기(induction motor)교류모터 중 한 가지인 유도모터는 전자 유도로서, 회전자에 전류를 흘려 회전력을 만드는 교류모터입니다. 전원에 바로 연결이 가능하고 구조가 간단하며 튼튼함에도 가격이 낮고 취급이 간단하여 세계적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도모터는 교류로 동작하는 모터의 대표적인 예로, 고정자와 회전자로 구성됩니다. 교류전기로 고정자에 회전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도체의 회전자에 유도전류를 발생시켜, 회전자가 전자기력을 받아 회전 자기장에 대응하여 회전운동을 하는 원리로 작동합니다.

유도모터는 부하가 있는 상태에서 기동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계적 강도 확보와 제작이 쉽습니다. 모터 운전을 급하게 멈추더라도 회전자의 자화(磁化)가 스스로 풀리므로 영구자석 모터와는 달리 역기전력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더 안전합니다. 또한, 별도의 드라이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드라이브를 쓰더라도 센서 의존도가 낮고, 영구자석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구조가 단순하여 가격이 저렴합니다. 게다가, 자석이 사용되지 않으므로 코일만 견디어 주면 열에 의한 성능 문제가 적고 과부하에 강합니다. 간단한 구조와 우수한 전기적 특성, 기계적 특성이 결합되어 대용량 모터 제작 및 구동이 영구자석 모터보다 수월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구자석 모터와 비교했을 때 영구자석은 자체가 자속원이기 때문에 회전자에 전류가 흐를 필요가 없지만, 유도모터는 구동 원리상 회전자에도 단락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여기서 생기는 손실로 효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② 동기모터

전기모터의 고정자와 회전자전기모터의 고정자와 회전자동기모터도 전자기 유도로 토크(torque), 즉 회전력을 발생시킵니다. 유도모터와는 달리 차이점이 있는데, 동기모터의 계자(界磁)는 영구 자석이나 자화된 코일을 통해서 스스로 자계(磁界)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동기모터는 모터를 구동하는 고정자 회전 자계와 회전자가 항상 함께 회전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회전자의 자석은 코일이 회전자에 고정되었기 때문에 고정자 회전 자계에 의해서 직접 밀고 당겨지면서 구동력을 얻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영구자석을 사용한 모터를 동기모터로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며 역률조정이 쉽기 때문에 컨베이어벨트용 모터나 소형시계, 타이밍 모터에 사용됩니다.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모터

전기자동차와 충전전기자동차와 충전전기모터의 종류와 특징을 알아보았으니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모터를 알아봅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모터는 교류모터입니다. 왜 직류모터가 아니라 교류모터를 사용하는 것일까요?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직류 배터리인데 왜 직류모터를 안 쓰고 인버터를 사용하면서까지 교류모터를 쓸까요? 그 이유는 앞서 말한 직류모터의 내구성 때문입니다. 직류모터는 구조가 복잡하지 않으며 토크도 높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브러시가 마찰로 인해 1~2년 주기로 닳아버리기 때문에 자주 교체해야 합니다. 소음도 적지 않아 안정성과 내구성을 중요시하는 전기자동차에는 사용하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교류모터는 브러시가 없어서 주기적인 보수도 필요 없는 데다 자동차의 수명보다 오래가는 내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비교하면 아예 손댈 부분이 없습니다. 또한 직류모터는 전류에 비례해 토크나 RPM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제어 방식 구현이 간단합니다. 그에 비해 교류모터는 직류에 비해 제어 방식은 복잡하지만 1960년대부터 발전해온 제어 기술로 기술적 완성도가 높고, 정밀하게 속도를 컨트롤하기엔 직류보다 용이합니다. 교류모터는 일반 직류모터에 비해 발열 문제가 적은 것도 장점입니다.

그렇다면, 브러시가 없는 브러시리스 직류모터는 어떨까요? 실제로 테슬라에서도 모델 S에 탑재할 모터를 고를 때, 직류 브러시리스 모터도 비교 선상에 놓고 검토했었습니다. 하지만 제어가 쉽지 않고 고출력 모터를 만들려면 가격도 만만치 않아 아직 양산 전기자동차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잠재력이 있는 모터로 꾸준히 연구되고 있으며 양산용 전기자동차에 적용 가능한 종류의 모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에서 인버터의 사용에 관한 의문을 던졌던 것처럼 교류모터를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에는 배터리와 모터 사이에 인버터가 꼭 필요합니다. 인버터는 배터리의 직류전류를 교류전류로 변환하는 부품입니다.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인버터는 단순히 직류전류를 모터에 적합하게 변환하는 것 말고도 다양한 일을 합니다. 주파수와 전류량을 조절하는 역할과 전기자동차 모터의 회전수도 제어합니다. 그러므로 안정된 주행을 위해서는 좋은 인버터가 필요합니다.

모터의 원리

다시 모터 이야기로 돌아와 인버터(inverter)를 거쳐 들어온 전류를 이용해 회전하는 모터의 원리를 알아볼까요? 모터에서 연결된 배터리에서 전기에너지가 고정자로 공급되고 고정자 내의 코일은 고정자 코어의 반대쪽으로 배열되며 자석으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자동차에 탑재된 배터리로부터 전기에너지가 모터에 공급되면 코일이 회전자기장을 생성합니다. 코일이 회전자 외부의 전도성 로드를 뒤로 당기면 스피닝 로터가 자동차의 기어를 돌리고 타이어를 회전시키는 데 필요한 기계적 에너지를 생성합니다.

구동모터를 사용한 전기 자동차의 장점

앞서 말한 것처럼 구동모터는 전기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시켜 자동차를 움직입니다. 모터를 구동 장치로 사용했을 때 얻는 장점은 무엇일까요? 먼저, 주행 중에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적습니다. 그래서 전기자동차에 처음 탑승한 사람은 전기자동차의 조용하고 안락한 승차감에 놀라곤 합니다. 또한, 전기자동차의 파워트레인은 엔진보다 자동차 내부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작아 공간 활용성을 높여, 남는 공간을 실내나 트렁크 확장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동모터는 발전기의 역할도 합니다. 내리막길이나 주행 중 속도를 줄일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에 저장합니다. 이를 회생제동(回生制動)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스티어링휠의 패들시프트로 감속과 회생제동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이중 고정자 구조모터

이처럼 전기모터는 배터리 못지 않은 전기자동차의 핵심기술 중 하나입니다. 전기모터는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더 효율이 개선된 전기모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재 사용하는 전기모터의 효율보다 두 배가 높은 이중 고정자 구조 모터도 개발되었습니다. 이중 고정자 모터는 빈 원통형의 회전자 내부에 고정자가 하나 더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고정자는 회전자계를 만들어 모터의 회전자가 회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중 고정자 구조는 별도의 회전자계를 회전자 각각의 안과 밖에 만듭니다. 한쪽에서는 밀고 반대쪽에서는 당기는 역할로 회전력을 두 배로 높여주는 구조입니다. 비유하자면, 전기모터를 자동차 엔진으로 보았을 때 기존의 모터는 모두 1기통 엔진이라고 한다면, 이중 고정자 구조 모터는 2기통 엔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력 효율이 높으며, 전류를 내부와 외부 고정자로 나눠 보내면서 각각 조절이 가능합니다. 또한, 회전자 내부는 철심이 없이 텅 빈 구조로 철손을 줄여 열이 적게 발생하고 효율이 높습니다. 이중 고정자 구조의 모터를 다중 고정자 구조나 다단회전자 방식과 조합하면 6기통 이상의 더 효율적인 모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이야기엔 배터리 기술이 빠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기모터 분야의 발전도 더 효율적인 전기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전기모터는 기존의 세탁기,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 분야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드론, 로봇 등 미래 산업에서도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우리도 전기모터 기술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x 닫기
접속통계
맨 위로